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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與 대표 비서의 극단 선택 덧글 0 | 조회 75 | 2020-12-05 04:05:41
이승기  

일본 정계의 최대 뇌물 스캔들로 꼽히는 리크루트 사건이 한창이던 1989년 4월 다케시타 총리의 비서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30여년간 다케시타의 ‘금고지기’를 하던 인물이었다. 그가 “모든 것은 내가 한 일”이라는 말을 남기고 영원히 입을 다물자 사건은 거짓말처럼 흐지부지됐다. 1976년 록히드 뇌물 사건에선 다나카 전 총리의 운전기사가 자동차에서 배기가스를 틀어놓고 목숨을 끊었다. 그가 5억엔의 현금을 실어날랐다고 검찰에서 자백한 직후였다. ‘윗분’을 배신했다는 죄책감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1979년 더글러스 그라만 사건 때는 핵심 피의자인 닛쇼이와이 상사 상무가 조직과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05년 세이부그룹 회장이 주식을 위장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는 사장과 주식 담당 직원이 잇따라 그렇게 했다. 자신의 희생으로 조직과 ‘윗분’을 살려야겠다는 생각, 아니면 자기가 폐를 끼쳤다는 ‘속죄 의식’에서 비롯된 일본식 선택이라고 한다. 과거 일본에선 이런 식의 행동을 당연시하거나 심지어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까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이런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비리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에 연루된 청와대 비서관, 지난 6월엔 민주당 윤미향 의원과 함께 정의기억연대 회계 의혹에 연루된 마포쉼터 소장이 목숨을 끊었다. 두 사람 모두 윗사람의 불법을 드러낼 ‘연결 고리'였다. 연결 고리가 끊기면서 수사는 답보 상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씨가 검찰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초대형 사기 사건을 일으킨 옵티머스로부터 이 대표 선거 사무실 사무기 지원을 받은 일로 조사를 받았다. 옵티머스 아닌 다른 금품 수수 혐의가 나왔다는 보도도 있다. 이 대표가 전남지사 시절 경선 과정에서 당비를 대납하는 등 이 대표를 돕다가 실형을 살았던 사람이다.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집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입을 다물기 위한 죽음인지, 아니면 주군 모르게 저지른 ‘실수’에 대한 속죄인지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우리 정치권 일각에선 죽음이 하나의 도피처이자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으로 끝나지 않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뒤를 이었다. 여당은 성추행으로 인한 박 시장 죽음을 미화하려 안간힘을 썼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미화될 수는 더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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