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7월,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이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에 “서울에 올해 입주 물량이 2008년 이후 가장 많다”며 정면 반박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아파트 공급 부족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털어놨다. 공급 부족을 시인한 셈이다. 나아가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다”며 박근혜 정권 탓으로 돌렸다.
사리에 맞지 않고 사실관계도 엉터리다. 첫째, 정부는 건설업자가 아니라 정책을 만드는 곳이다. 애초부터 주택 공급 확대로 유인 정책을 폈더라면 민간 건설업자들이 대거 아파트를 건설해 시장에 쏟아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처럼 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황당 발상으로 비판받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둘째, 공급 부족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8년8개월 서울 지역의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철저히 금지됐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 차에 접어든 지금껏 집값 잡겠다며 쏟아낸 온갖 수요 억제책이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 설혹 전임 정권이 실제로 잘못했다고 해도 집권 뒤에 바로잡을 시간이 충분했다.
최근 여당 의원인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자신은 유명 아파트에 살면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했다가 ‘진투아네트’ 비아냥을 들었다. 김 장관에겐 ‘빵투아네트’ 조롱이 쏟아진다. 인식도 역량도 어이없다.